더운 날엔 아무래도 불 가까이 가는 것도 꺼려지고, 시간 들여 요리하는 게 괜히 더 힘들게 느껴지죠. 그래서 저는 요즘 냉장고에 항상 있는 채소 몇 가지로 가볍게 한 접시 요리를 자주 만들어 먹고 있어요. 특별한 재료 없어도 금방 만들 수 있고, 부담 없이 한 끼 반찬이나 도시락 반찬으로도 괜찮더라고요. 오늘 소개할 조합은 브로콜리참깨무침, 파프리카두유드레싱샐러드, 당근들기름볶음 이 세 가지예요.
브로콜리참깨무침 – 데치기만 하면 거의 완성
브로콜리는 전자레인지나 끓는 물에 살짝 데치기만 해도 맛과 식감이 확 살아나는 채소죠. 데친 브로콜리에 참깨, 간장, 식초, 약간의 꿀을 넣고 무쳐주면 단맛과 새콤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요. 많이들 참기름을 넣지만, 개인적으로는 볶은 참깨만 충분히 갈아 넣는 게 향도 훨씬 깔끔하고 덜 느끼해서 더 잘 맞더라고요. 식혀서 먹어도 맛이 유지돼서 도시락 반찬으로도 자주 넣어요.
- 팁: 브로콜리는 굵은 줄기보다 작은 송이 위주로 데치면 물 빠짐도 적고 무침에 좋아요.
- 느낀 점: 한동안 입맛 없을 때는 이 무침만 따로 떠먹기도 했어요. 속이 깔끔해지는 느낌이라 좋더라고요.
파프리카두유드레싱샐러드 – 무더위에 잘 어울리는 산뜻한 조합
파프리카는 잘 안 먹게 되는 날이 많은데, 샐러드처럼 만들면 은근히 손이 가요. 노란색이나 빨간색 파프리카를 채 썰고, 무가당 두유에 식초와 소금 약간 섞어서 간단한 두유 드레싱을 만들어 뿌려주면 산뜻하면서도 고소한 느낌이 나요. 거창한 샐러드 재료 없이도, 파프리카 하나만 있으면 충분히 먹을 만하더라고요. 두유 덕분에 포만감도 있어서 저는 이 반찬 하나만으로도 한 끼 해결한 적 있어요.
- 팁: 두유 드레싱은 먹기 직전에 뿌리는 게 가장 신선해요. 만들어두면 분리되기 쉬워요.
- 느낀 점: 드레싱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아침에도 부담 없이 잘 넘어가요. 당도 낮은 파프리카가 더 잘 어울리더라고요.
당근들기름볶음 – 기름기 많지 않지만 고소한 볶음
당근은 볶음요리에서 주로 곁가지로 쓰이지만, 단독으로도 아주 괜찮은 반찬이 돼요. 당근을 얇게 채 썬 뒤, 들기름과 소금만 넣고 살짝 볶아주면 끝이에요. 불을 너무 세게 하면 금방 타니까, 중불 이하에서 은근하게 볶는 게 포인트고요. 볶은 후 들깨가루를 살짝 뿌려주면 향도 좋아지고 입안에서 더 부드럽게 넘어가요. 의외로 이 반찬은 찬밥이랑 잘 어울려서 저는 밤에 출출할 때 밥 없이 이것만 먹기도 해요.
- 팁: 당근채는 가능한 균일하게 썰어야 익는 속도가 일정해요. 얇지만 일정한 굵기 유지가 중요해요.
- 느낀 점: 당근만 들어간 반찬인데도 식감이 좋아서 자꾸 손이 가더라고요. 간단하지만 포만감도 제법 있는 편이에요.
마무리 – 냉장고에 채소만 있어도 괜찮아요
밥을 잘 챙겨 먹는 게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, 더운 여름에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반찬 몇 가지가 오히려 한 끼보다 더 든든할 때가 있어요. 브로콜리참깨무침, 파프리카두유드레싱샐러드, 당근들기름볶음 이 세 가지는 번거롭지 않으면서도 채소의 맛을 가장 심플하게 살릴 수 있는 조합이었어요. 특히 불 앞에 오래 있을 필요 없고, 굳이 뜨겁게 먹지 않아도 되는 메뉴라 요즘처럼 무더운 날엔 더 자주 찾게 되는 것 같아요. 냉장고에 채소만 남아있을 때, 이런 식으로 가볍게 한 접시 차려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저녁이 되지 않을까요?